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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환율, 다낭 여행을 하면서 알려주는 방법

by 룬로그 2025. 6. 8.

25년 5월 말, 부모님을 모시고 베트남 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3박 5일의 시간 동안 아이는 잠수 실력만 향상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나라 돈을 만져보고, 계산해 보고, 바꿔보는 경제 공부 시간이 되었답니다.

아이의 삼촌이 다낭 공항 앞에 있는 현금 인출 기계에서 뽑아온 베트남 지폐를 보자 아이의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우와! 엄마, 이게 도대체 얼마야? 0이 엄청 많아. 그리고 삼촌은 한국에서 베트남 돈을 미리 삼촌 통장에 넣어둔 건가?”
저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이때야말로 아이에게 ‘환율’이란 개념을 알려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환율 (Exchange rate)

1. 환율이 뭐야?
- 나라별로 사용하는 돈이 달라요.

아이에게 설명할 때는 복잡한 경제 용어보다 친숙한 생활 속 단어로 먼저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0,000원으로 공책 10개를 살 수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같은 숫자가 다른 의미로 변해.
그래서 우리나라 돈을 베트남 돈으로 바꾸려고 할 때 내야 하는 값이 있는데 그걸 환율이라고 부르고 있어.
더 쉽게 설명하면 우리나라 돈 10,000원이 다른 나라 돈으로는 얼마인지 알려주는 숫자라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그 환율에 따라 돈을 바꾸는 것을 환전이라고 해. 바꿀 환! 돈 전! 환전!”
마법 천자문을 좋아하는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환전에 대한 용어 설명도 쉽게 끝냈습니다.

베트남 돈(동, VND)은 0이 많아서 헷갈리기 쉬워서 친오빠에게 지폐를 하나 건네받으면서 아이에게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베트남 돈의 단위는 '원'이 아니고, '동'이야. 지금 10,000원이 베트남 돈으로는 약 200,000동이.
정확한 환율은 아니지만 대충 20으로 나누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인지 알 수 있어.”

 

2. 체험적 초등 경제 교육

둘째 날 점심쯤 삼촌이 두 번째 환전을 하러 한시장 근처 환전소로 가려고 했습니다. 삼촌이 달러를 들고 있자 그 때 아이가 삼촌에게 같이 가자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왜 달러를 베트남 돈으로 바꾸는 거요? 어제 공항 앞에서 돈 뽑은 것처럼 오늘도 뽑으면 안 돼요?"
 
아이를 따라가던 제가 대신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어제는 삼촌이 한국 통장에 있는 우리나라 돈을 베트남 돈으로 바꿔서 뽑은 거야. 그런데 오늘은 미리 엄마가 한국에서 환전해 온 달러가 있으니까 이걸 베트남 돈으로 바꾸는거야."
 
아이의 질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러 왜 엄마는 삼촌처럼 우리나라 돈을 베트남 돈으로 환전 안 하고 달러를 갖고 온거야?"
 
예리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설명했습니다. 
"베트남에서 달러의 환율이 우리나라 돈의 환율보다 더 높기 때문에 더 많은 베트남 돈으로 바꾸려고 미리 달러를 준비해 온 거야.
이렇게 나라마다 환율이 다르니까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환율을 비교해 보면 손해를 안 볼 수 있어."
 
신기하다고 손를 치는 아이는 다시 삼촌을 쳐다보았고, 삼촌이 내민 달러가 베트남 돈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계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환전할 때 본인이 계산한 금액과 맞는지 확인려고 삼촌 옆에서 계산기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드디어 베트남 지폐가 차례대로 펼쳐졌고 환전소 직원이 다시 한번 계산기에 숫자를 두드렸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계산한 금액이 맞았다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오후 내내 자랑을 했습니다. 아이의 자신감을 상승시켜 주기 위해서 환율 계산 놀이를 시도했고 아이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1달러가 1400원이면, 50달러는 얼마일까? 28,000원을 몇 달러일까? 이거 끝나면 영국 돈인 파운드로 해볼까?"


3. 환율 계산을 통해 자라나는 소비판단력

롯데마트에서 현금으로 계산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우리 돈과 정말 다르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걸로 똑같이 밥 먹고, 물건도 사고,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걸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그때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돈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이 ‘무언가의 가치’를 나타내는 도구야. 모양이 달라도 하는 일은 동일해.”
 
그 말을 듣고는 아이가 저에게 마트에서 팔던 날개가 움직이는 인형이 한국에서 얼마인지 물어봤습니다. 그러더니 “이건 한국이 더 싼 것 같으니까 안 사줘도 ”라고 말했습니다. 문득 아이에게 ‘돈의 기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알려주기에는 여행만큼 좋은 교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숫자 계산이 아니라, ’이게 비싼 건가? 싼 건가?’라는 질문을 통해 소비에 대한 판단 능력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수학 능력이 아니라, 경제 감각의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돈을 쓸 때마다 생각하게 되고, 자기 주도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새벽 6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이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10,000원이 일본 돈으로 얼마야? 다음엔 일본도 가보자.

그동안 아이에게 환율이나 돈의 개념을 글로만 흥미를 유발하는 건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생활, 특히 해외여행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나라별 돈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면서 자발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것이 대견했습니다.

 
초등 3~4학년 사회 교과에서 화폐의 쓰임, 소비자의 선택, 나라 간 교류 등에 대해 배웁니다. 또한 환율은 수학 시간의 단위 환산, 나눗셈, 비율 계산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모든 교육은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일상 속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들도 일상에서 아이에게 재미있게 환율을 가르쳐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